이재원 전 강사는 신천지에서 32년 이상을 헌신하며 청년회장, 강사, 총회 문화부장, 불광동 도마지파장 등 핵심 직책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그가 직접 경험한 신천지 내부의 구조와 교리, 충성의 과정과 탈퇴의 결심까지 3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정리해서 글과 영상으로 올립니다. [편집자주]
“신천지 교회 게시판을 너무 예쁘게 잘 꾸며놨더라는 거예요. 이만희 씨가 그런 거에 관심이 많거든요.”
이재원 전 신천지 강사는 김원국 전 빌립지파장이 어떻게 지파장이 되었는지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지파장은 맛디아지파 충주교회 출신으로, 청년들을 잘 지도하고 전도활동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이만희 교주는 충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가 교회를 치장한 방식, 청년 훈련 과정을 인상 깊게 본 것이다.
“마음에 들었던 거예요. 그걸 계기로 강원도 빌립지파장 자리를 맡게 됩니다. 그게 2005년 12월이었어요.”
이재원 강사는 “당시 강원 빌립지파는 강릉, 원주, 동해, 속초, 춘천 등 지리적으로 너무 넓은 데다 인원은 적어서 통제가 어려운 구조였다”며 “기존 지파장 김OO은 군 출신으로 성도들에게 강압적으로 다가갔고, 설교도 약했다”고 말했다.
김원국 전 지파장은 맛디아지파 출신이지만, 이만희 교주의 신임을 등에 업고 충주교회를 강원 빌립지파에 통합시켰고, 자신이 지도하던 충주의 핵심 사명자들을 원주 빌립지파 본부로 데려가 지파를 재편했다. 이 과정을 통해 조직의 핵심을 재구성하며, 20년간 빌립 지파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게 된다.
“그 사람은 언변도 좋고요, 돈을 걷는 데도 탁월한 능력이 있었어요.”
신천지 행사에 등장하는 어린이 공연단. 북한 어린이 공연을 연상케 한 공연이 나와 논란이 됐던 적이 있는데 이재원 전 강사는 그 공연단 역시 빌립지파 소속이었다고 회상했다.
“애들 뽑아서 교육시키고, 전국 행사 때 세우는 거죠. 그걸로 1인당 300만 원씩 걷었습니다. ‘네 자식이 이만희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라며… 신천지 안에서는 그게 엄청난 영광이에요.”
이재원 전 강사는 김원국 전 지파장이 이런 행사성 명분을 자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만희 교주의 지교회 방문 시마다 대표 성도 선정, 꽃다발 증정, 헌물 전달, 지파장 동행 인사 등의 포맷을 만들어 헌금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재원 강사는 이 모든 구조의 핵심이 “이만희를 기쁘게 하기 위한 돈 걷기”였다고 설명했다. 각종 행사와 명분, 헌물 전달, 대표 성도 연출 등은 ‘총회장을 향한 충성의 형식’으로 포장되었지만, 실상은 철저한 금전 동원 수단이었다. 그렇다면 이만희는 이런 구조를 몰랐을까?
“몰랐을 리가 없죠. 오히려 공문을 내려보냈어요. 산삼 이런 거 가져오지 말라고요. 너무 많아서. 그 대신 공진단은 괜찮다고도 했어요.”
이 전 강사는 신천지 핵심 간부들이 이런 공지를 악용해 또 다른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공진단 하나에 50만 원이라며 돈을 걷어 놓고, 실제로는 몇 만 원짜리를 이만희 교주에게 드리는 방식인 것이다. 나머지는 돈은 어디로 갔을까?
이 같은 상황에도 사고를 친 지파장들이나 핵심 간부들이 제명되지 않고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한다는 지적이다. 이재원 전 강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남희 씨가 실세였을 때, 김원국 전 지파장은 전폭적으로 돈으로 뒷받침했어요. 그러니 김남희 씨도 김원국 전지파장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죠.”
결과적으로 김원국 전지파장은 조직 안에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 되었고, 각종 재정 유입과 명분을 장악한 채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갔다고 한다. 신천지 내 권력의 중심이 이만희 교주에서 김남희 씨로 기울기 시작하자 김원국 전 지파장의 계산도 빨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세인 김남희 씨에게 선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원 전 강사는 김남희 씨가 신천지의 ‘사모’로 불리며 실세화되던 시절, 김원국 전 지파장이 누구보다 빠르게 줄을 섰다고 말했다. 그는 김남희 씨에게 후원을 지속했고, 이는 김원국 전지파장의 내부 위상 강화로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그럼에도 김남희 씨가 2018년 공식 제명된 뒤에도 김원국 전지파장은 자리를 지켰다. 많은 내부자들이 "같이 제명될 줄 알았다"고 회고할 정도였지만, 그는 오히려 내부 요직과 재정 권한을 유지하며 조직 내 입지를 유지했다.
이재원 전 강사는 신천지 내부의 헌금 실태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신천지 성도들 중 오래된 사람일수록 헌금을 거의 하지 않거나 ‘하는 척’만 한다는 것이다. 반면, 이제 막 입교한 성도들만이 ‘믿음으로’ 진짜 돈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그 헌금이 사역 실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구역장이 성도 대신 헌금을 내주기도 하고, 시험을 대신 쳐주며, 심지어는 십일조 100% 달성률을 맞추기 위해 자비를 들이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신천지 동성서행 DVD 10장 받아가면 10만 원 내야 해요. 구역원이 3명인데 2명은 안 산다고 하면, 나머지는 구역장이 자기 돈으로 안고 가는 거죠."
또 다른 구조적 문제는 시험 제도다. 이 강사는 신천지의 시험이 Ctrl+C(복사하기), Ctrl+V(붙이기) 시험이라고 지적했다. 정답을 미리 제공받고, 단지 외우거나 붙여넣기만 하면 되는 형식적 시험이라는 것이다.
"문제 내려오면, 답을 여러 개 써서 내려줘요. 답이 하나여야 하는데, 강사들이 수십 개 써서 내보내고, 성도들은 그걸 다 붙여넣는 거예요. 그 중에 정답 하나만 들어가 있으면 맞는 거죠."
그 결과, 형식은 유지되지만 내용은 비어있는 '거짓된 시스템'이 고착됐고, 많은 성도들이 스스로도 ‘우린 인 맞았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고 이 강사는 전했다.
"신천지는 하나님이 아담의 범죄 이후 떠났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긴 자 이만희를 통해 하나님을 다시 오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그게 천동설 신앙이라고 봅니다."
이재원 전 강사는 신천지 교리의 핵심이 ‘하나님 부재’를 전제로 한다고 지적했다. 아담과 하와의 타락 이후 하나님이 세상을 떠났고, 다시 이만희를 통해 하나님이 돌아온다는 구조가 신천지 교리의 대전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명확히 반박한다.
"해가 졌다고 해서 태양이 사라진 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돌아섰기 때문에 어두운 거지, 해는 늘 그 자리에 있는 거예요.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 죄를 지었다고 하나님이 집을 나가나요? 우리는 탕자일 뿐이고, 하나님은 집을 지키고 계시는 거죠."
그는 신천지가 하나님을 ‘오라 가라’ 할 수 있는 분으로 격하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하나님이 신천지 안에만 계신다는 전제는 ‘하나님을 감금한 교리’라고 강조했다. "신천지 교리의 출발점이 잘못됐어요. 잘못 끼운 첫 단추죠. 그래서 그 위에 쌓이는 모든 구조도 결국 허위와 착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신천지 교리는 교리적 오류와 시스템적 허위가 결합된 구조로, 성도들 스스로가 진리를 안다고 믿으며 자신을 속이는 '거짓된 나라'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