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사이비 이단 문제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이단문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25년 8월 7일 오후 2시 목원대학교 신학대학 신학관에서 열린 ‘국제 사이비 이단 전문가 학술교류 포럼’에는 한국·중국·일본·독일의 학자들이 자국의 이단 상황과 대응 전략을 발표하며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와 세계이단대책협회(대표 진용식 목사)가 주최했고 목원대학교 목회교육원이 협력했다.
진용식 목사 “K-POP, 라면, 사이비…세계로 번지는 한국산”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 이단상담소 협회장)는 ‘대한민국의 이단 현황과 대책’을 주제로 모두 발제를 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 문화는 대한민국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산 문화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K-POP, 한국 라면, 그리고 한국산 사이비다라는 말이 들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진 목사는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단체로 신천지, 통일교, 하나님의교회, JMS, 구원파를 꼽았다. 약 30만 명의 신도를 거느린 신천지는 심리상담, 문화 강좌 등 다양한 위장 단체를 통해 청년층과 일반 시민에게 접근하며, '추수꾼'을 침투시켜 기존 교회의 신도들을 빼가는 포교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천지가 특정 정당에 10만 명 이상의 책임당원을 가입시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헌법이 보장하는 정교 분리 원칙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통일교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살해 사건의 배경이 될 만큼 일본 사회에 큰 피해를 입혔으며, 일본 신도들의 기부금 피해액만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폭로했다. 상습 성폭행 혐의로 복역 중인 JMS 교주 정명석은 출소 후에도 다시 범죄를 저질러 수감되었으나, JMS는 여전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교주를 핍박받는 존재로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목사는 하나님의교회는 세계 신도 수가 300만 명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는 중이고 전국 곳곳에 집회 시설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 갈등을 빚는 중이라고 밝혔다. 구원파의 박옥수 씨는 해외에서 '크리스천 리더 펠로우십(CLF)'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기독교 지도자들을 포섭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박 씨의 딸이 아동 학대 사망 사고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진 목사는 네 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첫째, 교회와 지역사회가 주도하여 정기적인 이단 대응 세미나를 열고, 이단들의 포교 수법과 교리적 문제점을 알려 예방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이미 이단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전문적인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건강한 신앙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정통 교단들이 이단 단체들을 철저히 연구하고 공식적으로 '이단' 또는 '사이비'로 규정하여 교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기만적인 포교나 착취, 정신지배, 학대 등을 일삼는 단체를 엄격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사이비 종교 규제법’ 같은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이단 문제는 한국 사회 전체와 국제 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며, 예방, 회심, 신학적 검증, 법적 제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발제 내용을 마무리했다.
중국 쉬타오 교수 “전능신교, 성경 왜곡한 종교 극단주의”
중국 우한대학교 종교학과 쉬타오 교수는 ‘전능신교(全能神敎, 일명 동방번개) 교리의 이단성과 사상적 뿌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전능신교가 성경을 왜곡·오용해 ‘국도복음(國度福音)’, ‘삼부작(三步作工)’, ‘여성 그리스도’, ‘2차 성육신’, ‘인류 5부류’ 등 허황된 교리를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가르침은 기독교 핵심 진리와 정통 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종교 질서와 사회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쉬 교수는 기독교는 종교개혁 이후 ‘오직 성경’ 원칙을 확립해 교회 전통을 성경 권위 아래 두었다고 전제했다. 그는 루터와 칼빈은 성경의 통일성·권위·명료성·충족성을 강조하며, 본문이 본래 의미하지 않은 해석을 경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능신교는 이러한 원칙을 부정하고 『동방번개』, 『말씀이 육신으로 나타남』 등 자의적으로 만든 문헌을 성경 위에 두며, ‘여성 그리스도’, ‘2차 성육신’ 같은 주장을 합리화한다고 비판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성경을 ‘시대에 뒤떨어지고 해로운 것’으로 규정하고, 성경을 따르는 기독교인을 ‘하나님의 원수’로 낙인찍었다고 말했다. 쉬 교수는 동방번개 확산의 배경에는 중국 교회 내부의 해석 혼란과 반지성주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집단이 은사 체험을 교리보다 중시하고, 자의적 ‘예언’을 용인하면서, 자오웨이산과 같은 지도자가 성경의 모호성을 악용해 교회를 분열시키고 집단을 세우는 토양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능신교의 ‘국도복음’과 ‘삼부작’ 교리는 전천년설과 세대주의를 극단적으로 변형한 이론을 빌려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능신교가 전천년설을 극단화해 예수 대신 여성 그리스도 양샹빈과 자오웨이산을 ‘천년왕국’의 주인으로 세우고, 구원을 ‘재산 헌납·가정 포기’ 등 행위로 얻는 것으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대주의의 성경 문자주의와 유일신 사상을 무시한 채, 인류 역사를 ‘율법시대(여호와)–은혜시대(예수)–국도시대(양샹빈)’로 나눠 신성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쉬 교수는 전능신교가 종교 극단주의의 전형이며, 성경 왜곡과 교리적 허점을 악용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신학자들의 교리 정립, 정부의 법 집행, 사회의 포용적 대화 등 학제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과 경계심을 통해서만 종교 자유를 지키면서 사회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취안위허 교수 “장벽을 넘어선 세계 반(反)사이비 연대 필요”
중국의 취안위허 교수(중국 동북대학교)는 “장벽을 허물고 세계와 손잡아 반(反)사이비 통합의 새 시대를 향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 중국 내외 각종 사이비 단체의 발생 원인, 교리, 사회적 피해를 추적·연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이비 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인류 공동의 위협이라며 국제 협력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취안위허는 전 세계 등록 사이비 단체 수가 30년 만에 2천여 개에서 7천여 개로 급증했고, 추종자는 3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매년 약 2,5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 피해를 유발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가정 붕괴, 생명과 정신 건강 훼손 등은 금액으로 환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국은 여전히 ‘따로 포위하고 따로 진압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어 법률 기준, 증거 확보, 자금 추적, 온라인 포교 차단 등에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안위허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또한 사이비·이단 정의의 객관화를 강조했다. 교리 평가 보다도 △조직적 정신 통제 △조직의 사익 추구 △사회·생명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경우를 공통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글로벌 반(反)사이비 기금(GARF)설립을 제안했다. 각국 GDP 비례 분담금, 다국적 기업 디지털 서비스세 일부, 몰수된 사이비 자산을 재원으로 피해자 심리치료, 국제 증거 수집, 지역 조직 훈련 등에 투입하는 구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정신 통제 및 사이비 범죄 방지 의정서’ 제정을 통해 법률·증거·범죄인 인도 기준을 통일하고, EU·ASEAN 등 지역 단위에서 72시간 내 자산 동결 같은 신속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적으로는 AI기반 다국어 극단 교리 탐지, 블록체인 자금 추적, VR기반 반(反)세뇌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문화적으로는 OECD 교육과정에 ‘비판적 사고와 종교 이해’ 과목을 포함하고, 디지털 반(反)사이비 박물관을 구축해 국제적 인식 제고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나카니시 히로코 교수 “통일교, 인권·금전 피해 심각”
일본 오사카공립대학 나카니시 히로코 교수는 “일본의 이단문제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통일교가 한국에서는 주로 ‘기독교 이단’으로 인식되지만, 일본에서는 인권침해와 금전 피해가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니카니시 교수는 “2022년 7월 참의원 선거 유세 중 발생한 아베 신조 전 총리 피격 사건은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며 “범인 야마카미 데쓰야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자살로 잃고, 어머니가 통일교에 입교해 10억 원이 넘는 헌금을 바치며 붕괴된 가정”이었다고 소개했다. 이후 가난과 가족 비극을 겪은 그는 통일교에 강한 원한을 품었고, 아베 전 총리가 교단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범행에 이르렀다고 정리했다. 히로코 교수는 “살인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이 사건은 통일교의 일본 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1958년 일본에 전래된 통일교는 초기엔 대학 동아리와 거리 포교로 청년층을 집중 공략했다”며 “그러나 1980년대부터 중장년 여성을 대상으로 ‘정체를 감춘 포교’와 ‘영감상법’으로 접근하며 사회문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통일교가 일본에서 운세 감정, 자기계발 강좌, 설문조사 등 비종교 활동을 위장해 접근 후, 일정 관계가 형성되면 통일교 신앙을 노골화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믿지 않을 자유’와 ‘종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영감상법에 대해 ‘조상이 저승에서 고통을 받는다’는 식으로 불안을 조성해 고가의 도장·항아리·다보탑 등을 판매하는 사기적 상술이라고 한다. 1987~2023년 일본 통일교신도들의 누적 피해액은 약 1조 3,400억 원에 달한다. 2009년 통일교의 영감상법이 범죄로 인정되자, 교단은 고액 헌금 요구로 전환했는데 교리집 ‘천성경’은 약 3,400만 원, ‘성본’은 약 3억 원에 판매됐다. 한국에서는 이 정도로까지 판매되지 않지만 일본에서의 비용은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폭로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2024년 3월 도쿄지방법원은 통일교에 해산 명령을 내렸으나, 종교단체로서 활동은 계속 가능하다”며 “옴진리교도 이름을 바꿔 존속하듯, 현대사회는 사이비와의 공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정확한 지식을 갖추고 스스로를 지키는 것만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시몬 가레히트 목사 “신천지, 유럽서도 은폐 포교”
마지막으로 발제에 나선 독일의 이단 문제 전문가 시몬 가레히트 목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기독교의 진리를 수호하며 이단 대응 사역을 지난 4년간 독일 내에서 펼쳐왔다. 특히 독일에서 활동하는 신천지 문제에 집중해왔다. 그는 ‘아폴로제틱스 프로젝트’(Apologetics Project)를 설립해 유튜브, 팟캐스트,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과 세미나·강연을 통해 복음을 변증하고, 무신론·자유주의 신학·이단·타종교에 대응해 왔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직접 방문해 신천지 실태를 조사하고, 전 신천지 교육장이었던 신현욱 목사, 공희숙 강사 등을 만나 주요 인물들을 인터뷰해 유튜브에 올려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가레히트 목사에 따르면 독일의 신천지 규모는 약 1,100~1,200명 수준이지만, 한국과 동일하게 교회 침투, 위장 행사, 온라인 포섭 등 은폐 전술을 사용한다. 그는 신천지가 교회 예배에 참석해 교인으로 가장하고, 정신건강 세미나·예술 전시회·스포츠 모임 등으로 위장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고 지적했다. 인스타그램·기독교 데이팅 앱 등 온라인 공간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성경공부로 유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대응 방식은 적극적이고 비대면 환경을 적극 활용한다. 성도들이 제보한 줌(Zoom) 성경공부 링크에 잠입해 참가자에게 신천지의 실체를 알리고, 신천지 위장 기관인 HWPL 행사에는 맞대응 시위를 벌이며, 신천지 센터 위치를 파악해 주변에 경고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건물 임대 계약 단계에서 집주인에게 정보를 제공해 신천지의 입주를 막은 사례도 있다. SNS에서는 신천지 회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 교리 모순과 지도자 스캔들 자료를 전달해 회심을 유도했다고 한다.
그는 독일 교계와 사회가 이단 문제에 전반적으로 무관심하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이단이 해외 유입이고 대중 인식이 낮아 전담 상담기관이 거의 없으며, 신천지·하나님의교회 등은 신자들조차 이곳이 어떤 단체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성경적 회복과 재정착을 돕는 기관으로는 전 여호와의증인 장로 토비아스 아인이 운영하는 ‘베데스다힐프트’를 소개했다.
정부 규제에 대해서 시몬 목사는 신중론을 밝혔다. 독일은 종교 자유를 중시해 국가 개입 가능성이 낮으며, 오히려 복음주의 교회까지 ‘근본주의’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포스트모던 가치 혼란 속에서 명확한 답을 주는 집단의 매력이 커질 것”이라며 “교회는 단순한 해답 제시보다 성경적 분별력을 길러주는 영적 지도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외 사이비 이단 문제의 심각성을 재확인하고, 전 세계적인 협력과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포럼 이후 각국 전문가들은 한국산 이단 사이비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강연의 영어 통역은 유동근 목사, 일본어 통역은 장죠이 자매(일본 동경 이단상담소 장청익 목사의 자제)가 맡았다. 전체 사회는 김종한 목사(상담소협회 부회장), 광고는 강신유 목사(광주 1상담소장), 기도는 서영국 목사(협회 회계)가 담당했다. 감리교의 이단대처 사역자 김현식 목사도 이번 행사를 위해 협력했다. 국제포럼 이후에 각국의 이단문제 전문가들은 국제회의를 열고 한국산 이단사이비를 막기 위해 어떻게 공조할 것인지 의견교환을 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