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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미국, 여성 사망 사건 일으킨 ‘그리스도의 군사들’은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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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미국, 여성 사망 사건 일으킨 ‘그리스도의 군사들’은 어떤 곳?
  • 정윤석 기자
  • 승인 2023.09.21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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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쫓아내는 축귀 사역에 비정상적 종말론 주장했을 가능성 커
2023년 9월 15일 애틀랜타 한인 여성 사망사건을 보도한 FOX 5 Atlanta TV. 좌측부터 에릭현, 이가원, 이준현, 이준호, 이지현 가장 우측은 미성년자여서 유일하게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3년 9월 15일 애틀랜타 한인 여성 사망사건을 보도한 FOX 5 Atlanta TV. 좌측부터 에릭현, 이가원, 이준현, 이준호, 이지현 가장 우측은 미성년자여서 유일하게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건 개요
미국 애틀란타에 2023년 9월 12일 한국인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이 사건 용의자로 한인 여섯 명이 체포됐다. 구속된 이들은 자신들을 ‘그리스도의 군사들’(Soldiers of Christ)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용의자는 에릭 현·이가원(26)·이준호(26)·이준현(22)·이현지(25)·이준영(15) 6명이다. 미국 언론은 중범죄를 적용, 용의자 여섯명 중 미성년자인 이준영만을 제외하고 모두 얼굴을 모자이크하지 않고 공개했다.

공개된 용의자 중 세 명은 형제이고 삼형제의 아빠는 지역 한인 사회에서 서울대학교 출신 목회자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변사체로 발견된 여성의 신원은 한국 국적의 조세희 씨(31)다. 조 씨의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 발견 당시 사망자의 몸무게는 32kg이었다. 지역 경찰은 사망자에게선 폭행 흔적도 발견됐다 사체를 불태우기까지 했다고 한다. 따라서 용의자들의 혐의점은 살인, 감금 이외에도 증거조작, 사체 은닉 및 은폐 등 중범죄가 됐다.

사망자 조 씨, 왜 미국에 갔나?
아직 사망자 조 씨가 어떤 이유로 미국에 가게 됐는지,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피해를 입고 사망에 이르렀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 씨는 지난 7월 전자여행 허가서를 받아 3개월 단기 체류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라는 단체에 가입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2개월만에 사체로 발견됐다.

‘그리스도의 군사들’은 도대체 어떤 단체일까?
경찰은 용의자들이 종교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 사망 이유(감금, 금식, 폭행의 근본적 이유), 그리스도의 군사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곳인지, 미국이 본부인지, 리더가 누구인지, 어떤 주장을 하는 곳인지는 현재까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발생한 종교 관련 사망 사건의 맥락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유사 사건을 일으킨 기준으로 본다면 이 종교 단체는 귀신론에 기초한 소위 축귀 사역, 그리고 비정상적 종말론을 가르쳤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두 다 기존에 발생한 사망 사건에 비추어서 판단한 것으로서 정확한 팩트가 아닐 수도 있다. 정확한 사실은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먼저 귀신론의 영향을 받은 단체일 가능성이다.
국내외에서 소위 축귀자, 혹은 퇴마사들이 귀신을 쫓아낸다며 사람을 구타하다가 사망시키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외에까지 한인들이 진출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5년 12월 11일 독일의 한 호텔에서 한국인 여성이 숨진채 발견된 적이 있다. 그녀는 교회에 출석하던 신도였는데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다른 신도들이 마귀를 쫓아낸다며 무릎을 이용해 가슴부위와 복부를 짓누르다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당시 용의자 다섯명은 피해자를 침대에 묶고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고 한다.

은혜로교회에선 교주 신옥주의 교리를 따르는 신도들이 사람 몸에 붙은 귀신을 쫒아낸다며 타작마당이라는 이름 하에 신도들을 폭행하는 의식을 치렀다. 그러다가 700대까지 구타를 당한 후 사망한 신도까지 발생했다. 대법원은 2020년 2월 27일 신옥주 교주에게 아동학대, 공동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신도를 상대로 한 이런 무자비한 폭력행위가 여전히 ‘축사사역’이란 미명하에 여전히 유행 중이다. 귀신 축사 사역에는 구타뿐만 아니라 금식도 따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2년 11월 21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각목, 쇠파이프 등으로 청소년을 폭행하고 욕조에 머리를 집어 넣는 등 가혹행위를 한 교회의 지도자에게 직영 1년 6개월형을 내렸다. 이들은 사람의 영속에 조상의 귀신이 붙어 있는데 그 귀신을 쫓아내고 축복받기 위해서는 목회자의 말에 절대 순종해야 하고 금식, 철야를 끊임없이 지속하며 회개해야 했다고 한다. 귀신이 붙었다는 사람이 정상적 식생활을 하면 활동력도 강해지고 그러면 귀신 역사도 강해지는 만큼 귀신론자들은 ‘금식’을 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음으로 비정상적 종말론을 가르쳤을 가능성이다.
비정상적 종말론을 주장하는 사람 중에 상당수가 ‘한국 전쟁’이나 ‘7년 대환난’을 예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문제로 한국을 떠나 미국이나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이주하는 사례들이 실제로 있어 왔다. 지금까지 한국을 종교적 이유로 떠난 사람 중에는 종말론과 관계된 경우가 상당수였다. 조세희 씨가 미국에 간 이유는 차후에 밝혀지겠지만 ‘그리스도의 군사들’이 비정상 종말론, 그리스도의 재림의 때가 시급히 이르렀다며 이를 위해 대환란을 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가능성도 예측된다.

전술했지만 은혜로교회 신옥주의 경우 말세에 대환난이 일어난다며 피지로 피해야 산다고 주장해 400여 명이 집단 이주했다. 박성업의 ‘전쟁예언’으로 한국을 떠난 사람들도 있다. 박성업 역시 비정상적 종말론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이외에도 남미의 아르헨티나가 지상낙원이라며 50여 명의 신도들이 집단 이주한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비정상적 종말론을 가르치는 그룹이다.

차후 밝혀지겠지만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란 단체는 위와 같은 교리들을 모두 합한 곳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유튜브를 통해 종교와 관련한 수많은 정보들을 흡수하는 상황이다. 이중에는 그리스도인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건강하게 살도록 안내하고 독려하기보다 직통계시, 각종 신비체험, 귀신론, 가계 저주, 비정상적 종말론을 가르치며 성도들을 극한의 학대와 고통으로 몰아넣는 사이비들도 적지 않다.

매스컴에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란 단체와 ‘살인’이라는 도대체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건전하고 상식적인 신앙이 더욱 강조돼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란 용어, 어디서 나오나?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라는 단어는 성경에 나오는 개념이다. 디모데후서 2장 3절에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고 말씀한다. 여기서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가 이 단체가 사용한 ‘soldier of Christ Jesus’, 즉 그리스도의 군사들이다. 이 단어를 왜곡하는 사람 중에는 예수 재림이 가까운 시대에 성도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살아야 한다며 ‘자기 생활’을 떠나 ‘고난’을 달게 받으라는 말에 치중한다. 성경의 강조점은 복음과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에 있는데도 이들은 ‘자기 생활’을 버리는 데 집중한다. 이 말씀을 왜곡해서 피해자는 자기 삶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군사 단체에 가입했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받아야 할 강력한 훈련이라는 미명하에 금식, 폭행 등 가학적 학대 행위의 피해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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