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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섬에 납치됐다가 세상에 처음 나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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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섬에 납치됐다가 세상에 처음 나온 느낌”
  • 기독교포털뉴스
  • 승인 2019.05.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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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탈퇴자 인터뷰]검색어에 ‘정명석’ 이름 친 게 탈퇴의 출발
▲ JMS에서 활동할 때의 한수미 씨(사진 간증자 제공)

진행: 정윤석 기자
정리: 정연희 기자

한수미 씨(가명, JMS 탈퇴자, 38세)는 삶이 가장 힘들 때 JMS(기독교복음선교회의 다른 이름, 정명석 총재의 앞 글자를 딴 알파벳 이니셜)에 빠졌다. 20xx년, 교회를 찾던 중 우연히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 친구로부터 섭리교회(JMS 신도들은 자신이 속한 단체를 ‘섭리’라 부른다)를 소개받았다. 한 씨는 그곳에서 여태껏 받아보지 못했던 사랑과 위로를 받았다.

자신의 교회가 다른 사람들이 말하던 ‘이단’이란 걸 알게 되었을 때 한 씨는 이미 2-3개월의 성경 고급과정을 듣던 중이였다. 이미 그녀의 마음 속엔 담당 목사와 친구에 대한 깊은 신뢰가 쌓여 있었다. 정명석 총재에 대한 마음도 호의로 바뀌고 있었다. 결국 그들이 주는 따뜻함과 사랑에 이끌려 JMS에 계속 남게 됐다.

그 후 JMS는 한수미 씨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JMS는 그녀에게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버리라.”며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했고 오로지 “선생님과 일체된 삶을 살라.”고 세뇌시키고 헌신을 강조했다. 그곳에선 “세상의 모든 미디어는 사탄이 주는 계시”라며 세상으로부터 단절 시켰다. 가령 JMS를 떠나는 사람들은 ‘인사탄’(인간의 탈을 쓰고 나타난 사탄)이라 칭하며 떠난 사람들과도 철저히 단절시켰다. 그녀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JMS를 위해 일했다. 그러나 정작 그녀에게 아픔과 위기가 찾아오자 함께 일하던 사람들과 믿었던 담당 목사와 친구들은 그녀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곳을 벗어나면 지옥”이라는 세뇌 때문에 쉽게 JMS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무려 10년이란 시간을 그 안에서 버텼다.

기자는 2019년 5월 1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한수미씨를 만났다. 그녀는 더 이상 JMS 교인이 아니다. 탈퇴한 결정적 계기는 ‘인터넷 검색’이었다. ‘정명석’이란 세 글자를 인터넷 창에 치면서, 그 단순하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 한수미 씨가 JMS를 나오도록 도왔다. 지금도 빼앗긴 10년을 생각하면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는 한 씨는 때로는 밝게 웃으며 다행히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검색 도중 알게 된 네이버의 ‘가나안(JMS를 떠나 예수 품으로) 카페’에서 같은 JMS 탈퇴자들과 교류하며 좋은 신앙의 공동체를 만나 다시 예수님을 바로 알며 신앙으로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한 씨는 “JMS 신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솔직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정말 정명석이 메시아인지, 자신이 정말 그 안에서 행복한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라고 충고했다. 그리고 JMS 탈퇴자들에게는 “혼자가 되지 말라.”며 반드시 좋은 신앙의 공동체를 만나 교류하기를 권했다.

한수미 씨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했다.

▲ JMS 신도들과 함께했던 탈퇴자, 그들이 초창기 베풀었던 사랑과 관심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그들의 지극정성, 지금까지도 생각나요”

- JMS와 관련한 자신의 이력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한수미예요. 27살에 교회를 찾고 있었어요. 원래는 교회를 다닌 적도 없는 무신론자였어요. 그런데 그 때 한창 삶이 힘들고 곤고해서 새롭게 하나님을 믿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알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 애가 자기네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전도가 됐어요. 20XX년도에 전도가 돼서 교육을 받고 7개월 만인 20XX년도 5월에 수료했어요.


- 정명석 교주가 구속된 이후 시점이네요?
네. 지금 생각해도 그곳은 굉장히 폐쇄적이었던 것 같아요. 정명석 씨가 구속된 후에도 그 안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전도가 활발했거든요. 저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을 정도였어요. 왜냐하면 거기 들어가면 세뇌가 시작되거든요. 외부 정보와 같은 것들은 전부 사탄들이 주는 거고 악평자들이 활동한다는 교육을 받아요. ‘이단의 개념’이라는 교리에요. 거기서 “안심해라 우린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이단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서 하나님이 역사하다 보니 외부에서 공격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정명석 씨에 대한 고발 프로그램을 방영했을 때, 그것도 조작한 것이라는 내부 교육용 영상이 있을 정도예요. 그것들을 교역자가 보여주면서 교육을 많이 시켰죠.

그래서 저도 2-3개월 정도 고급과정을 듣는 도중에 사실 이곳이 어디라는 걸 알게 된 거에요.

이미 선생님(정명석)에 대한 관점은 호감으로 바뀌고 있었고, 이 사람이 정말 메시아인가 생각하기 시작할 때쯤이요. 게다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사람들은 내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눈앞의 JMS 사람들은 내가 이미 3개월 정도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잖아요. 거기 계신 목사님도 정말 선하고 착했거든요. 저를 가족보다 더 가깝게 대해주셨어요. 처음 보는 사람이 저에게 어찌나 지극정성으로 잘해주셨던지 지금까지도 생각이 나요. 제가 가정사가 그리 좋지 않거든요. 근데 그런 문제들도 다 풀어주시고 위로해주셨어요. 교회에 숙소처럼 꾸며놓은 방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시고요. 그리고 저를 전도한 친구도 거의 10년 이상 가까이 지낸 사람이다 보니 믿을 수밖에 없었죠.

빠진 이후의 삶은 어땠나요?
전도된 후 OO부에서 월명동(충남 기독교복음선교회 본부가 있는 충남 진산면을 통상 ‘월명동’으로 부른다) 근처에서 지냈어요. 그곳에서 임금도 못 받고 살면서 여러 작업에 투입됐어요. 그곳에선 일하는 사람에게 돈을 준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요. 이건 하늘을 위해서 의를 쌓는 행위니까 당연한 거라고 했어요. 일하는 사람들도 내가 쓰임을 받는다며 오히려 감사하며 일하고요. 나중엔 감당이 안 돼서 외부 사람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깨닫지 않은 사람이 하면 의미가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거의 대부분 생업도 없이 알바를 뛰며 감당을 해내요.

쉴 틈을 주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인 것 같아요. 자신의 생각과 주관을 버리고 정명석 씨처럼 생각하라고 했어요. 나중엔 내 머리를 자르고 정 씨의 머리를 붙이라는 계시까지 있었어요. 또한 모든 미디어는 사탄이 주는 계시라며 세상과 정보를 차단하라는 설교와 계시도 많았어요. 그래서 인터넷, TV, 영화나 인터넷 쇼핑까지 금지됐죠. 융통성 있게 본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대부분 주(정명석)와 사랑으로 일치되는 삶을 살라는 거였어요. 동시에 여길 나가면 지옥이라고 설교하고요. 지금도 그때 설교 때 보여줬던 잔인한 지옥 그림들이 잔상처럼 남아서 힘들어요. 거길 나온 다른 친구도 아직도 꿈에 정명석 교주가 나온다고 해요. 제가 그곳에서 맡은 일을 하다보면 거의 밤 12시였구요. 잠깐 쉬었다가 그 다음엔 새벽기도를 갔어요.

-새벽기도는 몇 시였나요?
당시 2009년 정명석 대법원 판결 이후에 환란이라며 난리였어요. 새벽기도 시간도 1시, 2시, 3시로 바뀌면서요. 당시 1178기도회라고 있었어요. 이게 정명석의 수감번호인데, ‘새벽1시, 오후 1시, 저녁 7시 이렇게 세 번 기도하면 8자가 편다’라고 해서 ‘1178 기도회’에요. 그가 교도소에 있는 동안은 계속 그랬어요. 또 그 당시 많은 계시자(JMS내에 영계를 오가며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 자들을 일컫는다)들이 활동했거든요. 그때 계시 받았다는 사람들의 영상을 직접 촬영을 해서 전 교회에 뿌리곤 했어요.

-주로 계시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뻔하죠 뭐. 정명석을 믿어야 된다. 그가 메시아다. 그가 수감되는 10년이라는 기간은 십자가 기간이다. 세상과 우리의 죄로 인해서 그가 10년 동안 십자가를 지고 있으니 너희들은 그 심정을 알고 전도하고 말씀에 집중하고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요. 그것 아니면 재림과 영휴거에 대한 내용도 있고요.

-그곳에 계실 때 직분이 있었나요?
저는 27살에 들어갔는데 직분은 따로 없었어요. 거기서는 23살까지 스타(정명석 교주의 신부로서 미혼으로 살며 헌신을 다짐한 사람들)가 될 수 있고 그 이후로는 힘들어요. 된다 해도 스타가 아닌 다른 등급이 되죠. 그게 예전엔 민들레(스타 반열에 들지 못했지만 미혼으로서 헌신을 다짐한 여신도들)고 지금은 주 희망 빛으로 바뀌었어요. 정리하자면 제일 높은 ‘스타’와 나이든 사람들은 ‘주 희망빛’, 그리고 옛날에 월성(초창기 JMS에서 미혼으로 헌신하는 신도들을 의미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지금은 ‘수’로 바뀌었어요. 이름은 계속 바뀌어요.

그러다 2011년에 제가 힘든 일을 겪었어요.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을 겪으며 1년 가까이 고생했어요. 죽을 뻔한 고비들도 넘겼는데 정작 저와 같이 작업하며 일했던 사람들은 아무도 연락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친절하던 담임목사라고 하는 사람도 절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고요. 저를 전도한 친구도 그렇고요. 그때 그곳의 분위기는 조금이라도 이상증세를 보이면 바로 차단하는 문화가 있었어요. 어쩌면 그때가 나올 수 있는 기회였는데(웃음)···.

그런데도 일반 교회는 못가고 다시 섭리교회를 나갔어요. 이미 섭리교회에 깊이 세뇌당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젠 섭리교회에선 못 살겠다 하면서도 제 머릿속에 ‘이곳을 나가면 지옥’이라는 말씀이 있으니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이것도 계속 말이 바뀌었는데, 처음엔 섭리교회 외의 다른 교회들은 지옥행이라고 하다가 차원이 낮은 구원은 이룰 수 있다고 바뀌었어요. 기성교회가 아들급 구원이라면 섭리교회는 신부급 구원이라고요. 그래서 천국 또한 더 높은 차원의 천국에 가게 된다고요. 그렇게 7년을 더 다녔어요.

▲JMS에 있을 때, 그곳은 한수미 씨의 삶의 모든 것이었다

탈퇴의 출발···“정말 죽을 각오로 ‘정명석’을 검색했어요”

나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일단 첫 번째로는 JMS의 조직이 절 숨막히게 했어요. 그곳의 조직은 조, 팀, 구, 단으로 나뉘어서 조장이 있는 팀을 또 팀장이 관리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거든요. 그래서 예배를 빠졌다 하면 바로 연락이 와요. 평소에 안부도 묻지 않던 사람에게 연락이 오는 거죠. “너 오늘 교회 안 왔더라? 무슨 일 있었어?” 이렇게요. 이것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상하잖아요. 평소에 안부도 잘 안 묻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이 오니까. 감시 받는 느낌 들고.

두 번째는 201X년도에 한 부서 지도자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그 지도자 모임에 저도 열심히 작업했다고 뽑혀서 가게 됐거든요. 저도 예전엔 측근에서 뛰다 보니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잘 알잖아요. 집도 보증금도 없이 오로지 JMS에 헌신하며 정말 거지같이 살거든요. 그렇게 저도 거의 10년 만에 정명석 교주를 실제로 보게 된 거예요. 그렇게 모임을 해준단 말에 기대하고 갔는데 정작 짜증스런 표정으로 하는 말은 전도 얘기뿐인 거에요. OO부 지도자가 보여주는 작업물을 보고 받으면서 “그래서 전도는 몇 명 했는데?”라고 묻고, “섭리 내에 전도용으로 하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한다.”, “선교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만 계속 했어요. 순간 사람이 정상적으로 느껴지지가 않더라고요. 일단 사람 눈을 피하고. 뭔가 부산하고 우리 모임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당당하지 못하단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 중국 공안에 체포됐을 당시의 정명석 총재

그 이후 단상설교도 더 집중해서 듣기 시작했죠. 다시 들어보니 계속 했던 과거의 이야기들만 반복하고 은혜가 되질 않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충격을 받았던 건 정명석 교주가 순회 설교를 왔을 때에요. 그 때 세월호 얘기가 나왔는데, 하는 말이 “세월호 안에 JMS회원인 단원고 학생 한 명이 타고 있었다. 평소에 섭리 안에서도 열심을 다하고, 학교에서도 전도하려 노력했던 학생인데 선생들이 그렇게 그 애를 이단이라고 막았다. 근데 결과가 어떻게 됐냐. 선생들은 다 죽지 않았느냐? 그 학생은 맨 처음으로 나왔다.”라면서 설교를 하더라고요.

비행기가 추락한 사고에서도 비행기가 전원이 다 죽었는데. 섭리 사람 한 명이 그 비행기를 탈 뻔했는데 하나님께서 막으셨다고 하고. 그 사람이 신부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 추락하는 비행기에 못 타게 막으셨고 나머지 승객들은 다 기독교인이지 않았냐는 식으로 말하는 거예요. 그걸 들으면서 어떻게 사람의 생명에 대해 저렇게 말할 수 있나 싶었어요. 정말 저 사람에겐 감정이 있나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어요.

점점 모든 것들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사기단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에서 정조은(정명석 총재의 구속 후 JMS를 이끈 여성, 본명 김지선)이나 사회자가 말하는 것도 너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정명석’이라는 이름을 인터넷에 치면서부터였어요. 그동안 인터넷에 그의 이름만 쳐도 지옥에 가는 줄 알았으니, 단 한번도 JMS에 관련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본 적이 없었죠. 그렇게 제 스스로도 불만이 한계치에 도달해 있을 때 이젠 섭리교회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정말 죽을 각오로 정명석을 검색하게 됐죠. 그래서 처음 접한 게 월명동 돌 사건(2018년 11월, 월명동에서 조경작업을 하던 신도가 돌에 깔려 숨진 사건)이었고요. 그 다음이 가나안 카페(JMS 탈퇴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였어요.

▲ 성폭행 범이 이끄는 한국의 사이비 종교 JMS에는 여전히 2만여명의 신도들이 빠져 있다

- JMS에 미혹됐을 당시 정명석 교주와 기독교복음선교회(이하 기복선)는 자신에게 무엇이었나요?
전부였죠. 제 인생 자체. 이게 없으면 저는 죽는다고 생각했어요. 정명석 총재는 저의 모든 것이었고 저의 신랑이자 애인이자 목숨이었어요. 저는 “여길 위해서 난 죽겠다.”고 할 정도로 올인한 스타일이에요. 근데 10명 정도 수료를 하면 2~3명이 저 같은 사람이더라고요. 사탄의 역사인지 미혹되는 게 있나 봐요. 정명석 총재에 대해 잘 모르는 데도 그가 젊었을 때 축구하는 영상을 틀어주는 걸 보잖아요? 그렇게 잘생겨 보이고 좋은 거예요. 내가 미쳤나 싶을 정도로 내 신랑처럼 느껴지고 그게 JMS 표현으로 따지면 저는 깨달은 거죠.

- 그곳에서 무엇을 통해 구원을 얻는다 생각했어요?
이미 최고차원의 구원을 이룬 정명석 총재와 정조은 씨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정명석의 생각과 말, 행동, 신앙, 하나님을 사랑하는 고백까지도 똑같이 따라 해야 한다고요. 앞서 말했듯 정명석과 100% 일체되어야 한다고 했으니, 그래야 정 총재가 있는 천국에 갈 수 있게 되는 거고요.

실천적으로는 기도와 예배 100%참석, 십일조를 드리는 것이 있었고요.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전도였어요. 또한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무엇보다 이성적으로 타락하지 않는 것도요. 거기선 타락한 원인이 혼전 성관계나 이성관계라고 보잖아요. 그래서 그 안에선 결혼을 하거나 혼자 정명석을 신랑으로 삼고 사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어요.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요.

- 기복선을 다닐 때 일반 교회에 대한 시각은 어땠나요?
한 마디로 신약 시대 때 메시아가 왔는데도 받아들이지 못한 유대인이라고 생각했어요.

- 가족/ 결혼/ 미래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변하던가요?
그때는 오롯이 정명석을 위한 삶뿐이었어요. 가족도 결혼도 다 필요 없었죠. 교리에서 정명석을 위해서 사는 게 최고차원의 삶이라고 했으니까요. 당연히 내 삶은 없는 거고요.

- JMS의 특징(내부 분위기, 신도들-복장, 생활, 자체율법)에 대해 말해 주세요.
내부 분위기는 자신들이 신부라는 것을 강조해요. 그래서 편한 복장을 입기도 하지만 남녀 구분 없이 깔끔한 하얀 옷과 정장을 주로 입어요. 자신들이 구별된 신부라는 자부심을 표현하는 거죠. 앞서 말했지만, 생활도 당연히 기본적으로 TV보는 것, 집에 TV가 있는 것, 영화 보는 것은 안 되고요. 술과 담배도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같이 사는 언니는 요리할 때 술을 넣어도 되냐고 단장에게 전화해서 물어볼 정도였어요.

- 최고의 진리라는 곳이라 생각하고 다녔지만 남모를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큰 건 모든 것을 신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거예요. 사람이 아프고 힘들면 가서 도와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잖아요. 근데 거기서는 그 사람의 신앙, 선생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가를 먼저 보는 거예요. 그래서 오랜 친분이 있다고 해도 사상이 변질됐다 하면 바로 배척해버리곤 했어요. 연락도 다 끊어버리고 그런 것들이 굉장히 이상해보였어요. 정상적이지 않은 관계인 거죠. 대부분 상식적으로 풀 수 있는 얘기들도 “내가 기도해보니 네가 틀렸다”는 둥 신앙적인 얘기로 책임을 미루니까 대화가 되질 않았어요.

- 성경해석의 모순은 안보였나요?
교리자체가 100퍼센트 논리적이고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근데도 이상하게 정명석이 나오는 영상이나 하는 말을 보면 믿게 됐어요. 어떤 신도는 “30개론 틀려도 난 이 사람을 믿겠다”고 할 정도니까. 미혹되는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 10년 동안 JMS에서 활동했던 탈퇴자. 뒷배경은 월명동 자연성전이다(사진 간증자 제공)

- 나온 이후 가장 걱정되는 것, 즉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생각과 가장 극복하고 넘어서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그동안의 심리적인 압박이 사라지니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해졌어요. 그동안은 자기 생각이 죄라고 하니 생각까지 점검받아야 했거든요. 왜냐면 “인봉 떼었다”라고도 하는데, 그때 만물계시라고 해서, 하나님이 만물을 통해 말씀하신다고 생각했어요. 만물에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만물 언어가 있다는 단상설교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땐 길을 가다 목이 마르면 무엇을 마실지 기도로 물어봐야 하고 하늘에서 까마귀가 날아가면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할 정도였어요. ‘‘1178’(정명석 교주의 수감번호)처럼 번호에 관한 만물계시도 있었고요.

“10년 동안 어떤 섬에 납치되어 있다가 세상에 처음 떨어진 느낌이에요”

- 이단에 있다가 나온 사람들을 가장 마음 아프게 하는 말이나 일반 교인들이 삼갔으면 하는 행동이나 말은 무엇인가요?
이단에 빠졌다고 하면 “이 사람이 상식이 없기 때문에 그런 말도 안 되는 곳에 빠졌다.”라고 생각을 많이 하세요. 근데 현직 교수들이나, 명문대 학생들도 있을 만큼 엘리트들도 많이 있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이단에 빠지는 건 상식과는 무관하단 말을 하고 싶어요. 정명석의 설교를 들어보면 여태껏 들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많이 해요. 그래서 보통 저처럼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지치고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빠져요.

- 기복선 탈퇴 후 사회에 적응할 때 가장 힘든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맨 처음 기복선을 나왔을 땐 10년 동안 어디 섬에 납치되어 있다가 세상에 처음 떨어진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10년이란 경력단절이 절 힘들게 했어요. 그래도 재작년부터 정신을 차리고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전도되기 이전에 다녔던 직장에 비해선 연봉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내가 제대로 된 곳에서 신앙생활을 했다면 누릴 수 있었을 삶을 못 누리고 있다는 게 속상해서, 회사에 앉아서 일을 할 때도 울컥하고 감정이 복 받쳐 올라오곤 해요. 저도 나름 꿈이 많던 여자였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대기업에서도 스카우트 제의가 오던 때였고 나름대로 잘 나갔거든요. 근데 지금은 친구들도 다 연락이 끊기고 초라해진 제 자신을 보면서 죽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나마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가나안 카페에서 교류를 하고 있어요. 그게 많이 위로와 도움이 돼요. 혼자였다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숨어서 사라지고 싶었거든요. 부모님 보기도 민망하고 나이도 많아지고 삶을 살아 나갈 자신이 없더라고요.

- 사회적응을 준비하는 기복선 신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뭔가요?
JMS 탈퇴 후에도 예수님을 제대로 믿어야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JMS에서 나오고 나면 정신적인 충격이 굉장히 커요. 그러나 일반 정신치료만으로 이것을 극복하는 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어요. 저는 그나마 지금 신앙의 힘으로 계속 버티며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꼭 교회를 다니면서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정상적인 사람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그 안에는 2만여 명의 사람들이 있잖아요? 마지막으로 지금도 기복선에 빠져있는 신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자신에게 좀 솔직해졌으면 좋겠어요. 진짜 정명석 총재를 메시아로 믿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사실은 자기부정하기 싫어서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고요. 자기가 메시아를 만나고 시대 최고의 구원을 이루었다는 교만함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자기가 안 믿겨도 분위기에 휩쓸려 믿게 되고, 자기가 불행한데 행복한 척 하고, 고통스러운데 고통스럽지 않은 척, 본인 스스로도 세뇌를 시키는 거예요. 당장 집 구할 보증금도 없는데, “자신은 그래도 선생님을 100%믿고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게 솔직한 고백은 아니잖아요.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게 시작이라고 봐요.

그리고 혼자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안에서는 ‘인사탄’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요. 사탄이 사람의 모습을 쓰고 나왔다는 말이죠. 거기서는 이성을 볼 때도 인사탄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사람들과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상적인 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 하고 내가 겪었던 일을 말하면서 풀어나가야 돼요.

홀로 있기 보다 신앙의 공동체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바른 신앙을 갖고 회복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JMS 탈퇴 이후 받은 충격과 상처에서 모두 회복되시길 응원합니다. 이렇게 귀한 시간 내주시고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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