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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계보3] 새주님이라며 12제자를 뒀던 김성도(188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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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계보3] 새주님이라며 12제자를 뒀던 김성도(1882~ 1944)
  • 정윤석
  • 승인 2018.09.13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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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계보]이단·사이비의 뿌리 -가짜 재림주를 중심으로-

이순화, 남방여왕에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처음 언급한 이순화나 남방여왕 행세를 했던 익명의 여인은 “기독교계 전체에 파문을 던지는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채, 종적없이 사라지거나 민속 신앙의 바다속으로 빠져 들어가거나 하였다”(최중현, 한국메시아운동사 연구, 생각하는 백성, 1999년, 18쪽, 최중현은 통일교 선문대 교수이지만 객관적 사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용함). 그러나 이제 언급하는 교주는 다릅니다. 김성도는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자칭 재림주들의 효시로 꼽을 수 있습니다.

▲ 새주파의 김성도(사진 아레오바고사람들)

김성도는 기독교로 입문하는 과정이 정도교의 이순화와 유사합니다. 17살에 27살 연상의 남편에게 시집을 갔던 김성도는 1906년 아들을 낳고 나서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합니다. 무당을 부르고 병원을 찾고 치료를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차도가 생기지 않았죠. 그때 전도자가 와서 ‘이 병은 예수님을 믿어야 낫는다’고 일러줬고 이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병도 고침 받습니다. 아들도 병세가 있었으나 그 역시 기도를 받고 나으면서 김성도는 더 깊이 종교에 귀의합니다(위의 책 21페이지 참고). 1916년 남편이 사망한 후 김성도는 매일 기도 생활에 깊이 몰두하면서 입신 등 여러 가지 신비체험을 하게 됩니다.

▲ 김성도에 대해 정리한 <한국메시아운동사연구> 28p

신비체험을 한다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 없지만 김성도가 경험했다는 체험은 매우 위험한 내용들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입신해서 예수님을 만났는데 ‘죄의 뿌리가 음란이다’, ‘예수 자신은 억울하게 죽었다’, ‘재림주님은 육신을 쓴 인간으로 한반도에 온다’, ‘새주님이 나타났으니 회개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해요(위의 책 24, 25쪽). 자신의 경험을 종이 12장에 기록해서 담임목회자에게 보고하자 담임은 ‘사탄의 역사니 조심하라’고 권고합니다. 반면 교회 신도들은 담임목사와 달랐습니다. 그녀가 신비체험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오히려 몰려들기 시작했고 이는 그녀가 출교당하는 계기가 됩니다. 김성도는 출교 후 자신을 찾아오는 신도들과 가정 집회를 열고 새주님이 땅에 오심을 찬양하기 시작합니다. 김성도는 자신의 주변에 12제자를 뒀고 기도 끝에는 ‘새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입벌리고’ 성령 받기도 했더군요. “새주는 성신을 부어 줄 터인즉 입들을 벌리고 기도하라고 한다”(위의 책 28p). 입벌리고 성령받기는 이후 '예수왕권세계선교회'라는 곳에서 합니다. 다수의 참석자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향해 마치 공기를 집어넣는 것처럼 연신 손을 움직이거나 입만 크게 벌리고 있기도 했습니다. ‘네 입을 크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시 81:10)는 말씀을 근거로 했다고 하지만, 그 시작은 김성도였습니다. 여기에 들어온 신도들은 자신의 재산을 바치고 유무상통하며 살았다고 해요.

이렇게 해서 김성도파에게 붙여진 이름이 ‘새주파’였습니다. 이들은 1944년엔 복중교로 불렸으나 이후 세력은 약화됐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한 교리는 두고 두고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김성도는 △죄의 뿌리는 선악과라는 과일을 따먹은 것에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남녀 관계가 원인이 되었다, 즉 음란이 타락의 동기였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돌아가시지 않고 뜻을 이루어야 했다 △재림주는 구름을 타고 오는 게 아니라 여인의 몸을 통해 오신다 △재림주님은 한국으로 오시며 만인이 한국을 신앙의 종주국으로 알고 찾아오게 된다(위의 책 37쪽)는 교리를 갖고 있었는데 이는 21세기 한국사회에 나타난 자칭 재림주들의 교리적 토대가 됩니다. 일제 신사참배에 반대한 김성도는 심한 고문을 받고 1944년 만 61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이후 김성도의 교리는 백남주·정득은·문선명에게로 이어집니다.

▲ 입벌리고 성령 받는다는 단체의 집회 모습(예수왕권세계선교회)

문: 담임목사님이 경고했는데도 김성도는 개의치 않고 자신이 갈 길을 갔잖아요. 그런데도 교인들이 김 교주를 계속 찾아간 이유는 뭔가요?
- 김성도의 신비체험에 대한 호기심이었어요. 담임목사는 ‘사탄의 역사일 수 있다’며 제지해요. 그런데 교인들은 그래도 찾아간단 말이에요. 결국 성경에서 말씀하는 진리보다는 실제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그것이 성경적이든 아니든 신비한 영적 경험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많아요. 지금도 기도원을 가면 개인 기도를 하는 곳이 아니라 기도원 원장과 상담을 하는 곳이 많아요. 교회를 다니는 분들이 담임 목사님 몰래 이런 곳에서 상담을 받고 예언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100년 전에도 그건 다르지 않았나 봐요. 결국 김성도는 자신을 추종하는 교인들을 중심으로 새주파라는 신흥 이단의 길을 가게 되는 거예요.

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가 아니고 ‘새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고 하는데, 기도를 교주 이름으로 하는 곳도 있나요?
- 흔치 않지만 교주 이름을 사용하는 곳이 있어요. 대표적인 곳이 안상홍 증인회(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예요. 이곳은 노골적으로 “거룩하신 그리스도 안상홍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해요. 김성도의 새주파가 ‘새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했는데 이와 유사한 이단도 있어요. 기독교복음선교회(CGM, 일명 JMS)예요. 이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하지 않고 꼭 ‘주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하지요. JMS 신도들은 ‘주님’ 이름으로 기도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정명석을 떠올릴 거예요. ‘새’자만 넣지 않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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