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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이 심겨 오늘 이곳에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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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이 심겨 오늘 이곳에 피어납니다”
  • 정윤석
  • 승인 2017.07.19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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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통합교육 30년, 트루디 원장 퇴임 기념 콘서트
▲ 트루디 원장 퇴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한 성도들

수원원천침례교회(방수현 대표목사)가 2017년 7월 14일(금) 장애인통합교육 30년, 트루디 김 원장(79)의 퇴임을 기념해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금요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은 김장환 목사(원천 안디옥교회)의 아내이자, 수원중앙기독유치원 트루디 김 원장의 생애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 중앙기독유치원 학생에게 꽃다발을 받는 트루디 김 원장(기독교포털뉴스DB)

콘서트에 참석한 박종호 장로는 암투병 후 건강을 회복하기까지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간증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트루디 여사는 안타깝게도 암 투병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다만 성도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모두 장애가 조금씩 있어요. 전부 잘할 수는 없으니까. 같이 살고 같이 도와야 해요. (장애를 가진)분들도 배우면 사회의 일꾼이 될 수 있어요. 조금만 더 도와세요”라고 말했다.

▲ 브솔 오케스트라의 박정미단장

퇴임 기념 콘서트는 기도로 시작했다. 이현수 목사(생명의원천 1, 9교회)는 “30년 전 장애인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인들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어진 고귀한 가치를 지닌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트루디 사모님 건강케 하시고 겉사람은 낡지만 속사람은 새로워짐을 경험케 하소서. 박종호 장로와 찬양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그분 삶의 간증이 우리의 간증이 되도록 하시고 다 함께 하나되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 브솔 오케스트라가 자신들의 달란트로 주님을 높일 때 영광 받아주소서”라고 기도했다.

▲ 브솔오케스트라의 연주(기독교포털뉴스DB)

퇴임 기념 콘서트의 오프닝 영상에서는 “당신의 사랑과 섬김 감사합니다. 당신의 사랑이 심겨 오늘 이곳에 브솔 오케스트라로 피어납니다”라며 트루디 원장의 헌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브솔오케스트라 박정미 지휘자는 “30년전 트루디 원장님이 뿌리신 통합 교육의 씨앗의 열매로 오늘 이곳에 브솔 오케스트라의 꽃이 피게 됐음을 감사드립니다”라며 “통합교육의 시작이 돼 주신 트루디 원장님의 마음을 이어 받아 앞으로 통합 교육과 장애 사역을 함께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브솔오케스트라는 ‘내 평생에 가는 길’, 영화 <미션>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Gabriel's Oboe’,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 트루디 김 원장의 퇴임 기념 콘서트에서 축하 인사말을 하는 김장환 목사

김요셉 목사는 “어머니의 퇴임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박종호 장로님께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시간을 내주셨다”며 “어머니께서 오늘 정말 기뻐하고 감사하며 함께하고 싶어하신 밤인데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탈수 현상이 일어나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하셨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는 “트루디 여사 대신 그분의 남편 되시는 분이 나와 계신다”며 김장환 목사를 소개했다.

중요한 약속을 취소하고 콘서트에 참석한 김장환 목사(83, 원천안디옥교회)는 “내가 지금까지 목회하면서 칭찬도 받았지만 온갖 시기·중상·모략을 당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내 욕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아내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아내는 퇴임 기념 콘서트에 이름 올리는 것을 원치 않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뒤에서 숨어서 섬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며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으면 직접 갈았고 풀이 자라면 직접 뽑고 누구를 시키는 법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45년간의 수원 중앙침례교회 목회를 아내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했고 지금은 후임을 세우고 자유롭게 다니며 사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루디 사모가 처음 수원에 와서 유치원을 시작할 때의 일화도 소개했다. 미국인 트루디 여사가 유치원을 시작하며 1978년 신입생 8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그러자 400여 명이 몰려 들었다. 밤을 새우고 기다렸다가 1번을 받으려고 한 것이다. 그러던 이들이 장애·비장애인 통합 교육을 한다고 하자 특히 비장애인 부모들이 가장 많이 반대하며 나섰다. “우리 애들은 장애인들과 같이 교육 못 시킨다”는 것이었다. 트루디 사모의 답은 간단했다. “여기 유치원 보내기 싫으면 딴 데 가세요!” 트루디 원장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장애인들에 대한 인권이 개선돼야 하는데 유치원 때부터 장애·비장애인 통합 교육을 통해 이를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더 이상 이의제기를 하지 못하고 비장애인 학부모들도 유치원에 보내면서 시작된 게 기독중앙유치원 통합교육의 출발점이었다. 김 목사는 “아내는 시작했을 뿐 이제 여러분이 학교의 주인으로서 집사람이 시작한 꿈을 가꾸고 지켜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트루디 원장 기념 콘서트에서 박종호 장로는 1시간 20분동안 열창했다

박종호 장로는 암투병을 하면서 40kg이 빠진 홀쭉한 몸으로 트루디 원장 퇴임 기념 콘서트에 나왔다. 예전의 박 장로의 몸은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박 장로는 ‘신자되기 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 등을 1시간 20분 동안 열창하며 트루디 원장 퇴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한 성도들을 울리고 웃겼다.

▲ 기도하는 조관식 목사

박 장로의 노래와 간증 후 조관식 목사(은혜의원천 3교회)가 헌금을 위해 기도했다. 조 목사는 “장애인 통합교육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은 병실에 누워 계십니다. 주님이 친히 만져 주시고 트루디 원장님과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축복을 누리게 하소서, 박종호 장로님을 소생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우리들의 마음과 지혜가 한 가운데로 모아져서 장애인들을 자립시키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워가는데 크게 쓰임 받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헌금을 위해 강찬(중앙기독 중학교 8리 중앙오케스트라), 장윤권(중앙기독중학교 8률, 브솔오케스트라) 학생이 ‘주의 손에 나의 손을 포개고’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했다. 김요셉 목사가 “우리 모두를 당신의 형상으로 만드시고, 우리들의 삶을 귀하게 만들어가시는 하나님의 축복이 여기에 있는 모든 성도들 위에 지금부터 영원히 함께 하실지어다”라고 축도하며 트루디원장의 퇴임 기념 콘서트는 마무리됐다.

▲ 트루디 김 원장과 아들 김요셉 목사(기쁨의 원천 1교회)

트루디 김 원장의 한국명은 김추리(金秋利)다. 미국 밥존스 신학교에서 김장환 목사를 만나 1958년 미시간주 그린빌 침례교회에서 결혼했다. 1960년 한국으로 와 김장환 목사와 함께 수원에 중앙침례교회를 개척하고 1978년 중앙기독유치원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특수교육학과를 따로 두었지만 일반아동과 장애아동을 구분짓는 것보다 함께 교육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가 높다는 결론을 내렸고 30년이 넘도록 한국의 아동과 장애인을 위한 영어와 미술통합교육, 장애인 통합교육을 실행해 왔다. 2014년 한서대대학원에서 교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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